닌텐도 소니를 완전히 무너뜨리다. PSP는 DS에 안되지. 2007.06.26

2007. 6. 26. 14:50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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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에 강한 닌텐도, 소니 허점 파고들어
- 장년층부터 여성까지 게이머 고정관념 파괴..파이 키워
- 닌텐도, 증시서 소니 시총 추월..게임업체 닌텐도로 선회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올해초 일본 게임기업계의 맞수 소니와 닌텐도 경영진은 엇갈린 운명을 맞았다.
베스트셀러 게임 `슈퍼마리오`를 개발한 미야모토 시게루 닌텐도 전무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량력 있는 100인`에 와타나베 가쓰아키 도요타 자동차 사장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반면 1990년대에 소니도 비디오 게임기를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해 인기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을 개발한 구타라기 겐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 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같은 인사 결정은 복선에 불과했다. 그 이후 곳곳에서 소니 왕국의 파열음이 들리면서 닌텐도가 소니의 10년 아성을 무너뜨렸다. PS2의 인기가 절정을 이루면서 PS3의 성공도 자신했던 소니는 닌텐도의 `위`,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뿐만 아니라 자사의 PS2에까지 밀리면서 닌텐도에 승기를 내줬다.
◇소니 `패색 완연`..닌텐도가 시총도 추월

▲ PS3를 들고 있는 구타라기 겐 전 SCE 회장

소니의 패색은 완연하다. 소비자와 게임업체는 물론 주식 투자자들도 모두 소니에게 등을 돌렸다.
닌텐도의 위는 지난 5월 일본에서 PS3보다 5배나 많이 팔렸다. 총 25만1794대가 팔려 PS3 4만5321대보다 5배 더 팔린 것. 지난 4월 미국에서도 위는 36만대, X박스는 17만400대가 팔려나간 반면 PS3는 8만2000대를 판매해 꼴찌를 기록했다.
그동안 소니 게임기용 게임 소프트웨어를 닌텐도 게임보다 더 많이 출시했던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위의 인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닌텐도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3대 게임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올해(2007 회계 연도) 닌텐도용 게임 총 2690만개를 출하할 계획이다. 반면 소니용 게임은 2330만개에 그칠 예정이다.
증시에서도 닌텐도의 승기는 뚜렷했다. 지난 25일 일본 증시에서 닌텐도의 시가총액은 소니를 추월하고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게임기만 믿은 소니..PS2에서 PS3 연착륙 실패

비디오 게임기 PS 시리즈로 게임업계를 지배해온 소니는 공교롭게도 베스트셀러 PS2에 발목을 잡히면서 닌텐도에게 왕좌를 내주게 됐다.
당초 소니는 PS2의 게이머들을 그대로 PS3 사용자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전문가들도 PS2의 인기 게임을 확보하고 있는 소니가 X박스나 위에 비해 게임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PS2의 게임을 더 뛰어난 그래픽의 PS3에서 구현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소니는 고전했다.
생산 차질로 출시가 미뤄지면서 위는 PS3가 노렸던 시장을 점유해 나갔다. 또 PS와 PS2의 인기 게임이 PS3에서 호환되지 않으면서 PS3는 PS2 게이머들의 외면을 받았다.
PS3로 할 수 있는 재밌는 게임이 부족했다는 것도 큰 패인. BC증권의 가미데 히로시 애널리스트는 “만약 사람들이 원하는 좋은 게임 6개만 있었더라도 PS3는 선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PS2가 `전쟁의 신(God Of War)`과 `진삼국무쌍`을 비롯해 많은 인기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데 반해, PS2를 버리고 PS3로 넘어갈 만큼 뛰어난 인기작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이다.
◇게임도 강한 닌텐도..`누구나 할 수 있는 재밌는 게임`
소니가 실수를 연발하면서 약점을 드러낼 동안, 게임 소프트웨어에 강한 닌텐도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차분히 성공을 다져나갔다.

▲ 이나영이 출연한 `닌텐도 DS` 광고

닌텐도는 게임업체로는 독특하게 국내에서는 장동건과 이나영을, 해외에서는 할리우드 유명 영화배우 니콜 키드만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누구나 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이미지를 시장에 각인시키고 있다.
통상 10~20대 남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공략하는 소니와 달리 닌텐도는 게임에 관심이 없는 젊은 여성은 물론이고, 중장년층도 공략 대상으로 삼아 시장의 파이를 키운 것.
두뇌 훈련(DS 두뇌 트레이닝)이나 영어 발음(DS 영어 삼매경) 같은 일상적인 소재로 게임업계가 외면했던 여성과 장년층을 끌어안았다.
마니아층이 즐기는 비디오 게임기와 달리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를 여성과 중장년층에 초점을 맞추면서 닌텐도는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이 간과하고 있었던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회장은 “닌텐도는 지난해 일본에서 닌텐도 DS 게임기를 912만개 팔았다”며 “게입업계에서는 게임기를 600만대만 팔아도 대박이라고 간주한다”고 말했다.
닌텐도의 강점과 소니의 약점이 맞물리면서 소니의 10년 왕국이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소니는 이제라도 PS3를 궤도에 올려놓고자 발벗고 나섰지만 승기는 이미 닌텐도쪽으로 기운 상황이다.
그러나 “게임 오버”를 외치기에는 아직 이르다. 소니는 왕좌를 탈환하기 위해 게임 물량 공세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에 출시된 PS3용 게임 60종을 올해 260종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정신 차린 소니가 10년 왕국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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