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녀석들 영국영화가 이렇게 배꼽빠지고 재미있을 줄이야 이제야 알았습니다.

2007. 6. 23. 18:08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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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 영화에서 인물의 설정이 중요한 만큼 캐릭터의 비중이 높겠다. 둘의 성격을 규정지을 때, 둘다 똑똑하던지 둘다 멍청하던지 아니면 하나는 똑똑하고 하나는 멍청하던지의 세가지 경우가 있다. 세번째 경우가 불협화음으로 코미디를 자연스레 끌어내기에 좋은 설정이며, 이것이 '뜨거운 녀석들'의 기본적인 바탕이다. 이 바탕위에서 거침없는 코미디를 발휘한다. 에드가 라이트의  '황당한 새벽의 저주'에서도 미국 영화를 진지하게 패러디했는데, 이번 영화에도 헐리웃의 오만가지 액션 영화를 끌어 들였다.
 
그러나 분위기는 진지하여, 헐리웃에서 유행하는 코미디 퍼레이드식 패러디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게다가 주연 사이몬 페그에게 탁월한 능력을 얹어줌으로써 진지함을 뒷받침한다.  헐리웃 영화, 특히 <배드 보이즈>나 <폭풍속으로>를 노골적으로 인용하는데도 가벼워 보이지 않고, 오히려 예찬하는 듯한 분위기다.
 
이런 헐리웃을 적극적으로 인용하여 기성인들의 제도와 편견을 타파하는 모습이 아주 가관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아버지뻘 연배되는 사람들, 즉 노인들의 수난이 영화의 주제같을 정도다. 노인들로 구성된 보수적인 단체와의 대결이 영화의 주제인 것이다. 그로인해 할머니 할아버지 가릴 것이 없이 폭력에 노출되며 가차없는 벌을 받는다. 이 부분이 경노사상을 바탕으로 가족과 연인의 가치를 수호하려는 헐리웃과 차별되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 영화에서 끝내 남는 것은 버디 영화의 궁극인 애정하고 구분이 잘 안되는 '우정'뿐이다.
 
시골의 한 작은마을의 비뚤어진 질서에 대한 책임을 노인들에게 지우는 건 일면 잔인하게 보인다. 정치적 성향과는 별개로 세대로 대결하려는 모양새는 노인들에게 강한 압박으로 작용한다. 이것은 아마 기성인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전통에 미련이 없다는 듯 외부세력(헐리웃)의 구성을 과감하게 빌려오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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